본문 바로가기

아는 재미

(여행) 속초 여름휴가 2박3일_DAY 3, 파도와 마그넷

여행의 마지막 날. 처음 여행을 떠나올 때는 아내의 컨디션 때문에 2박3일 일정이 무리가 아닐까 조심스러웠는데, 정말이지 가당치 않은 생각이었습니다.

 

코로나19 때문에 정말 독하고 미련하게 집콕생활만 해서인지, 여전히 조심스럽지만, 오랜만의 외출이 더 반갑고 더 쏜살같이 지나간 듯한 기분이었습니다.

 

참고로 저희 부부의 짧은 여행은 지금이 아닌, 국내 확진자 수가 20명대를 유지하던 기간에 다녀온 것이었습니다. 음식을 먹을 때 말곤 늘 마스크를 착용했고요.  :)

 

 

DAY 3, 집콕이 길었던 만큼 여행지에서의 시간은 빠르고

 

우리집보다 넓은 숙소에서 체크아웃을 하고, 마지막 날이니 만큼 속초 음식을 한끼라도 더 먹기 위해 숙소 밖 식당을 향했습니다.

 

아내가 속초 순두부를 한번더 먹고 싶다고 해서, 첫날 찾았던 곳과 메뉴는 대동소이했지만 인근의 다른 식당을 찾았습니다. 메뉴는 얼큰초당순두부와 황태구이 정식. 역시 한식은 맛도 좋고 든든하고 무엇보다 속이 편해서 늘 만족스럽습니다.

 

 

맛있는집 옆 맛있는집.. 세상에 사진을 이따위로 찍다니 ㅠㅠ

 

요즘 많은 분들이 그러시겠지만, 여행지에서의 카페는 우리 부부의 필수코스입니다. 서울에도 개성과 실력을 갖춘 카페들이 즐비하지만, 자주 걸음할 수 없는 서울 이외 지역을 찾을 땐, 그 지역에서만 즐길 수 있는 카페 그리고 커피를 꼭 경험해 보려고 합니다.

 

그래서 저희가 찾은 곳은 한옥카페 '너울집'. 애초에 '스테이오롯이'라는 곳을 두고 고민했지만, '스테이오롯이'는 당일(화요일) 휴일이었기 때문에 선택이 쉬웠습니다.

 

 

낯선 여행지에서 새로운 카페를 접하는 즐거움

 

돌담과 식물들로 둘러쌓인 한옥 카페, 너울집

 

핫하긴 한가 봅니다. 평일인데 주차장부터 만차더군요. 카페 내부는 손님들이 워낙 많기도 하거니와, 코로나 때문에 여전히 불안한 마음도 있어서 야외 좌석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널널한 정원 화단에 자리를 잡았다가 잠시 후 조금씩 빗방울이 떨어질 때 처마 밑으로 자리를 옮겼어요.

 

푸른 야외 정원 곳곳에 좌석이 마련되어 있었습니다

 

저는 인절미크림이 올라간 시그니처 너울크림라떼를, 요새 커피를 마시지 못하는 아내는 생망고라떼를 주문했습니다. 너울크림라떼는 '연남방앗간'의 곡물아인슈패너와 비슷했습니다. 아내는 생망고라떼가 좀 달았던지 쑥라떼를 시키는 편이 나을 뻔했다는 평이었습니다.  :)

 

방문하는 손님들이 줄을 이을 뿐더러, 떠나기 전에 바다를 한번 더 보고싶어 카페에 오래 머물지 않고 자리를 떴습니다.

 

우드 & 화이트 톤의 인스타 갬성적 느낌적 느낌

 

속초 해수욕장, 짧았던 여행의 마지막 푸르름

 

지역 이름을 딴 대표적인 해수욕장이어서 그런지, 어제의 해변보다 사람이 제법 많습니다.

 

그렇게 바다를 보고싶다던 아내는 하얀 포말에 발을 담그고 떠나는 순간까지 큰눈에 바다를 가득 담습니다.

 

여행의 끝은 늘 아쉬워 서둘러 다음을 기약할 밖에

 

우리 둘의 사진을 찍기도 하고, 종종 사진을 찍어달라고 부탁하는 분들의 사진을 찍어드리기도 합니다. 모래사장을 한참 거닌 뒤에는, 수도와 에어블로워로 발과 신발에 묻은 흔적을 깨끗하게 씼어냈습니다. 역시 지역의 대표 해변인 만큼 이런 소소한 인프라도 잘 갖춰져 있네요.  :)

 

서울에 도착했을 때 너무 피로하지 않도록 조금 아쉽다 싶은 순간에 바다를 등 뒤로 합니다.

 

모처럼의 바다를 떠나는 순간의 OST를 골라봅니다. 이소라의 목소리도 고팠지만, 그 목소리는 항상 시간을 멈추기 때문에, 새소년의 <파도>를 선택했습니다. 흰구름 사이로 푸른 얼굴을 빼꼼 내민 하늘이 새소년의 앨범 재킷을 연상시키는 여행의 대단원이었습니다.

 

 

https://youtu.be/D_vGMB5N9Qc

흉내내기보다 연상하게 해주어 좋아하는 곡

 

늦지 않도록 출발했으되 집에 도착하니 어느덧 밤이 이윽합니다. 짧아서 아쉬운, 그말인즉슨 짧다고 느낄만큼 충분히 좋았던 나들이였습니다. 집에 와서 깨달은 한가지 아쉬운 점은, 마그넷을 하나 사올걸 그랬다는 것.

 

 

톨레도, 비엔나, 체르마트, 제주, 남산, 속초

 

안타깝지만 한동안 해외여행은 기대하기 어렵겠죠? 코로나로 조심스럽지만, 어떻든 충분히 관심받지 못했던 국내 관광지들을 둘러볼 기회가 이전보다 많겠습니다. 해외에 나가면 들르는 도시마다 그 도시의 특징적인 마그넷을 구해와 그 시간을 추억하듯, 국내 여행이라고 그러지 말라는 법은 없죠.

 

 

01
국내 여행지에도 예쁜 마그넷들이 제법 있습니다 :)

 

 

왜 이런 건 꼭 아차, 싶은 뒤늦은 타이밍에 생각이 나는지.. 아무래도 코로나 놈이 잠잠해지면, 속초 마그넷 여행을 한번더 떠나야 하겠습니다. 

 

모처럼 환기가 되고, 좋은 분들께 추천할 수 있을 만큼 즐거운 여행이었습니다! :)